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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SK컴즈, 종업원지주회사 형태로 분사 최종 결정
ㆍ모바일 체계 변신 실패·정보 유출 사고 등 악재로
토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가 10년 만에 대기업 품을 떠나 벤처기업으로 돌아간다. 벤처로 시작해 국내 가입자만 한때 3500만명에 달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모바일 체제로의 전환 미숙,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 악재가 겹치며 다시 출발점에 서게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5일 싸이월드를 종업원지주회사 형태의 벤처기업으로 독립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종업원지주회사는 사원들이 개인자금을 공동 출자해 설립하는 회사다. 싸이월드는 1999년 벤처로 시작해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됐다.
독립한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는 완전히 ‘남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싸이월드 분리독립 관련 내부 설명회 결과 싸이월드 담당 직원 50여명 중 30여명이 종업원지주회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를 살리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 벤처 독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SK커뮤니케이션즈가 가장 큰 ‘짐’인 싸이월드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기존 조직과 인력을 절반가량으로 줄이고, 그나마 수익이 나는 포털서비스 ‘네이트’를 중심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싸이월드만큼 ‘영욕’을 두루 겪은 인터넷 서비스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싸이월드가 도입한 ‘미니홈피’와 ‘도토리(가상 화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그 자체로 보통명사화됐다. 2000년대 중·후반 ‘싸이질(싸이월드를 이용한다)’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4~2005년 싸이월드를 통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팬들과 소통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자녀와 신입사원들에게 도토리를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되면서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외산 SNS들이 국내 시장을 점령하면서 싸이월드 사용자가 급감했다. 경쟁사인 네이버와 다음 등이 발빠르게 모바일 체제로 변신했지만, 싸이월드는 미니홈피와 도토리 중심의 기존 체제를 고수했다.
2011년 350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몰락을 부채질했다. 이후 700만명의 가입자가 빠져나갔고, 매출은 더욱 줄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싸이월드가 독립 후 어떤 형태로 서비스를 개편해 선보이느냐가 생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특정 업체에 인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벤처치곤 덩치가 큰 편인 데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소송문제 등이 얽혀 있는 부분도 있어 단기간엔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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