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3일 목요일

'케이블을 넘어'…스마트 시대 케이블TV의 미래상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01&aid=0006275963


미래 케이블 핵심 기술로 'UHDTV·스마트 서비스·올IP' 제시

(제주=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이른 아침 침대에서 눈을 뜬 A씨. "아침 뉴스를 보여줘"라는 말에 초고화질의 TV에서 뉴스 프로그램이 흘러 나온다. TV를 향해 "아침 식사 부탁해"라고 말하자 부엌의 토스터 기기가 식빵을 굽기 시작한다. 

TV 화면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한 A씨는 가벼운 손동작으로 TV 속 상품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옮겨 담아 제품 정보를 확인한다. 부엌의 가스 레인지를 켜놓고 외출해도 걱정할 것 없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밖에서도 전원을 끌 수 있게 된 덕분이다. TV,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넘나들며 하루를 보낸 그는 "불좀 꺼줘"라는 말을 TV에 건네며 잠자리에 든다. 

23일 제주에서 개최된 디지털케이블TV쇼에서 케이블TV 업계가 보여준 미래 케이블TV의 모습이다. 다른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선명한 화질의 TV는 '보여주기' 기능 이상으로 똑똑해졌고 심지어 TV는 브라운관 안에서 만족하지 않고 세상 밖을 넘나든다.

케이블TV 방송사(MSO)의 대표들은 이날 '슈퍼토크:케이블, 스마트를 선도하다'를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서 미래 케이블TV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케이블TV의 미래상을 결정할 핵심 서비스로 초고화질(UHD)TV, 스마트케이블TV, 올(All)-IP를 꼽았다. 

◇ '해상도 4배 ↑' UHDTV 내년 초 시범 운영 

케이블TV 업계는 2015년 차세대 방송 서비스인 UHDTV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상용화에 성공하면 방송 업계 중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미 작년 실험방송을 실시했지만 주파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상용화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UHDTV는 현재의 HDTV보다 4~16배 선명한 해상도를 갖춘 방송이다. 케이블TV는 HD보다 화질이 4배 향상된 4K(수평해상도 기준 4천개 라인)급 UHDTV를 목표로 하고 있다. 

4K UHDTV는 화수수 3840×2160에 10개 채널 이상 음향을 갖춰 생동감 있는 영상과 음향을 선사한다. 케이블업계는 올해 연말 UHD채널을 개설해 내년 초부터 UHD채널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강대관 현대HCN 대표는 "케이블TV는 광대역 주파수를 통해 UHDTV를 안정적으로 송출한다는 점에서 조기 상용화에 가장 적합한 매체"라며 "3D TV와 달리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적어서 시청자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현 JCN 울산중앙방송 대표는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용 셋톱박스를 개발하고 기술을 표준화하는 과정이 남아있다"며 "정부가 지원해 함께 노력하면 조기 상용화가 가능해 창조경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윤 티브로드 대표는 "UHD방송 역시 콘텐츠 확보에 성패가 달려 있다"며 "일단 VOD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뒤 내년 브라질 월드컵과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UHD급 콘텐츠 제공한다면 서비스의 조기 정착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HTML5 기반 TV 앱스토어 연말 구축

업계는 이미 스마트케이블TV를 상용화해 서비스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청자들이 '스마트'하다고 느낄 만큼 본격적인 서비스는 시작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씨앤앰이 작년 5월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 셋톱박스를 상용화한 뒤 MSO들은 다양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내 놓고 본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씨앤앰은 올해 하반기 구글TV 기반의 새 스마트케이블TV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티브로드는 오는 7월 세계 최초로 HTML5 기반의 스마트케이블TV를 도입할 계획이다. 

CMB도 티브로드와 비슷한 시기에 안드로이드4.0 기반으로 스마트케이블T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CJ헬로비전과 현대HCN 역시 내년 상반기 HTML5 기반 스마트케이블TV를 내놓을 예정이다.

케이블 업계는 장기적으로 스마트케이블TV 서비스의 표준 기술을 HTML5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HTML5의 가장 큰 장점인 호환성을 활용하면 특정 OS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

준비 단계로 연내에는 SO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HDML5 기반의 앱스토어를 구축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날 좌담회에서 업계는 '스마트하면서도 쉬운 스마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변동식 CJ헤로비전 대표는 "스마트케이블TV는 기능이 많아지는 만큼 이용하기 복잡해지기 쉽다"며 "고객들이 똑똑한 TV를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사용자경험(UX)와 사용자 환경(UI)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 기가인터넷 만난 케이블TV, 올IP 세상으로 

올IP 서비스는 기존 서비스보다 10배 가량 빠른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기반으로 방송과 통신 환경을 IP(인터넷 프로토콜)로 연결하는 서비스다. 업계는 이미 N스크린 서비스나 인터넷 전화, 알뜰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올IP 서비스를 시작했다. 

CJ헬로비전과 현대HCN이 각각 티빙과 에브리온TV를 통해 TV와 PC,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오가며 즐길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씨앤앰은 지상파방송사들의 N스크린 플랫폼인 푹(pooq)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케이블TV, 인터넷과의 결합상품을 통해 일찌감치 케이블 업계가 손을 뻗치던 영역이며 알뜰폰의 경우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이 가입자 30만명을 넘으며 알뜰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변 대표는 "스마트폰이 TV와 결합해 기존의 케이블TV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화학적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알뜰폰 사업 덕분에 CJ헬로비전이 다른 유료방송의 공세에도 가입자 순증을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변 대표는 "현재 알뜰폰의 점유율이 2%에 불과한 만큼 정부가 알뜰폰 시장을 성장시킬 정책을 잘 만들어 줘야 한다"며 "알뜰폰 시장이 더 활성화되면 SO들이 이 시장에 진입해 기존 TV 사업의 경쟁력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티브로드 이 대표는 "케이블TV가 올IP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가인터넷 인프라가 가장 중요하다"며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1기가 인터넷 이후 기술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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