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 화요일

[이통 주파수] 700㎒ 이하대역 `슈퍼 와이파이` 뜨거운 감자로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09&aid=0002962994


현재 주파수 문제 최대 관심사는 1.8㎓ 대역이다. 이 대역 할당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이동통신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 대두될 700㎒ 이하 대역 정책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역은 같은 업종 안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수준을 넘어 방송과 통신업계, 정부 내 부처 간 이견 등으로 비화할 수 있어 보다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다. 가장 첨예하기 이해관계가 엇갈릴 분야가 바로 700㎒ 이하 대역에서 발생하는 ’슈퍼 와이파이’ 분야다.
슈퍼 와이파이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2010년 9월 디지털 격차 해소와 보편적 모바일 서비스를 위해 TV 주파수대역 중 일부를 공공 와이파이용으로 개방하기로 결정하면서 선보인 서비스다. 아날로그TV의 디지털 전환으로 여유가 생긴 주파수 대역을 국민을 위해 쓰겠다는 구상이다.
정확한 주파수 대역은 470~698㎒ 구간이다. TV 방송용 대역인데, 압축률 좋은 디지털 방송 개시로 발생한 여유 대역(일명 화이트 스페이스)을 와이파이 서비스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 대역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이 대역은 저주파수 대역이라 전파 특성이 좋다.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슈퍼 와이파이는 현재 와이파이 서비스 대역(2.4㎓, 5㎓)에 비해 서비스 범위는 10배, 건물 투과율은 최대 9배 더 좋다. 기존 와이파이 접속장치(AP) 서비스 범위는 반경 100m 정도지만 슈퍼 와이파이는 반경 1㎞까지 넓어진다. 그만큼 투자비, 유지ㆍ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슈퍼 와이파이는 이론적으로 서비스 속도가 기가급까지 빨라질 수 있다"며 "서민들도 마음 놓고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통신복지 개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반경이 넓어지기는 하지만 광대역 서비스용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M2M)이 보편화하면 각종 센서의 데이터 수집을 위해 슈퍼 와이파이 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TRI 관계자는 "와이파이가 보안에 취약하고 핸드오버(서비스가 끊기지 않고 연결되는 것)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기술적으로 이런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며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국제표준을 적용한다면 좁은 대역폭에서도 얼마든지 강력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슈퍼 와이파이가 실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 대역이 방송용 주파수 대역으로 활용되고 있는 탓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후 국가 주파수 관리가 통신용과 방송용으로 나눠지면서 방송용 주파수 대역에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슈퍼 와이파이는 무산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470~698㎒ 대역은 방송ㆍ통신 공동 용도라는 설명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특정 지점과 지점 간 커뮤니케이션은 어디까지나 통신이며 이 대역도 그런 용도를 갖고 있다"며 "세계적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슈퍼 와이파이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생각은 다르다. 전파 간섭으로 방송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섣불리 통신용으로 할당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미래부의 통신용 주장은 방송국과 방송용 차량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신으로 본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 방송을 위한 전 단계 서비스"라면서 "방송용 주파수 대역인 만큼 방송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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