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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느냐 먹히느냐'
유료방송업계 최대 사업자인 케이블업계가 M&A(인수합병)에 승부수를 띄웠다.
빠르게 가입자를 빼가고 있는 IPTV(인터넷TV)에 더 이상 안방을 내 줄 수 없다는 절박함에 상위 케이블 사업자들이 잇달아 지방의 개별SO(유선방송사업자)를 사들이는 것.
◇MSO, 개별SO 잇달아 인수…"M&A 사냥 계속"
5일 케이블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상위 MSO(복수유선방송사업자)들이 최근 개별SO를 인수한 데 이어 추가 M&A를 추진 중이다.
CJ헬로비전은 지난달에만 영서방송, 횡성유선방송, 한국케이블TV호남방송을 잇달아 사들였다. 총 매입금액은 1722억원. 이들 3개사 인수가 최종 완료되면 CJ헬로비전의 방송가입자는 339만명(1분기말)에서 370만명으로 늘어난다. 특히 목포시, 신안·영암·장흥군 권역의 호남방송 인수를 통해 기존 부산·경남권에 집중된 세를 호남권으로 본격 확산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검찰수사로 그룹이 비상에 걸린 상황에서 CJ헬로비전이 M&A에 너무 공격적인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M&A가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CJ헬로비전은 현재 1~2개 지방 SO 인수도 추가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어차피 유료방송은 가입자 싸움으로 규모를 갖춰야 주도권을 잡고 경쟁을 할 수 있다"며 M&A에 적극적 의사를 내비쳤다.
티브로드의 행보도 공격적이다. 지난달 중순 티씨엔대구방송과 대구케이블방송을 사들인데 이어 추가 M&A도 검토 중이다.
◇"KT에 뺏길라" IPTV 위협 방어…개별SO는 "몸값 떨어지기 전에 팔자"
케이블업계 M&A가 활발한 것은 무엇보다 IPTV의 위협 때문이다. 국내 IPTV 가입자는 출범 4년여만에 700만명(5월)을 돌파했다. 케이블 전체 가입자 1490만여명의 절반에 달한다.
특히 IPTV 최대 가입자(440만명)를 보유한 KT는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까지 더한 전체 미디어 가입자가 622만명(1분기말)으로 단일기업 국내 최대 방송사업자다. 2015년 KT그룹의 방송가입자 목표는 1500만명. 국내 전체 케이블가입자 규모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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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케이블사업을 계속할 생각이라면 M&A 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덩치를 더 키우지 않는 한 거꾸로 자신들이 하루아침에 매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업계 M&A는 개별SO들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 지난 4월말 기준 전국의 개별 SO는 18개사. 대부분 지방에 포진해 디지털 및 스마트TV 투자 여력이 부족한 데다 거대 통신사에 맞서기에는 마케팅이 힘에 부친다. 개별SO 입장에서는 가입자가 줄어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MSO에 인수되는 게 더 나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SO들 사이에서는 지금 아니면 좋은 가격에 팔기 힘들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이미 3~4곳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유료방송 가입자 규제 완화 움직임도 M&A를 부추긴다. 현재 방송법은 특정 SO가 전체 방송구역(77개)의 1/3을 넘거나 전체 SO 가입자의 1/3을 초과해 경영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포함한 전반적인 유료방송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제도 내에서 최대로 확보할 수 있는 가입자 수준까지 늘려야 명분을 갖고 규제 완화 요구에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규제 빗장이 풀리면 유료방송 시장의 덩치 싸움이 더 거세져 결국 케이블사업자들도 3~4개 정도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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