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293&aid=0000013551
EU는 충전 단자를 표준화하려는 이유로 이용자들의 편리성과 폐기물 감소를 들었다. EU는 한해 충전기로만 5만톤이 넘는 폐기물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충전 단자를 통일해 충전기 혼란과 폐기물에 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EU 국가에 휴대폰을 팔려면 정해진 충전기 단자를 꼭 갖춰야 한다. EU는 휴대폰 뿐 아니라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등도 표준 규격에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 EU의 표준 단자가 어떤 것이 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 가지로 맞춘다는 이야기도 없다. 다만 표준으로는 마이크로USB가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표준화라는 것에 대한 의미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마이크로USB는 현재 삼성을 비롯해 대부분의 스마트폰의 기본 충전 케이블로 쓰이고 있다. 마이크로USB가 아닌 기기를 찾는 게 쉽지 않을 정도다.
어댑터와 충전기는 업계의 오랜 고민거리다. 대체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수명보다 어댑터 수명은 훨씬 긴 편이다. 하지만 노트북이 수명을 다하면 어댑터도 함께 버려지기 때문에 쓰레기가 되곤 한다. 국내에선 국가기술표준원이 휴대폰 단자를 통일하는 작업을 해 왔다. 한쪽은 USB로 처리하고 휴대폰에 연결되는 쪽은 24핀으로, 또 다시 20핀으로 바뀌어 왔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USB B타입을 쓰다가 마이크로USB로 자연스럽게 정착되며 충전기 혼란이 많이 줄어들었다. 한국은 노트북 충전 단자도 표준화했다. 단자 모양부터 전압, 전류량에 따라 제조사마다 제각각인 노트북의 어댑터 단자 한 종류로 통일하는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2007년부터 통합 작업을 해 지난해 12월, KS규격으로 노트북 단자를 선정했다. 삼성, LG, 삼보 등은 이 규격에 따라 노트북을 만들 계획이다.
유럽이 지금 법으로 커넥터를 규정하는 것은 의아하다. EU는 이미 2010년 한 차례 마이크로USB를 표준 규격으로 권고했던 바 있다. 꼭 유럽 때문은 아니더라도 이미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커넥터의 크기와 가격 등의 이유로 마이크로USB가 표준으로 자리잡아 있기 때문에 지금 와서 단자 규격을 표준화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
애플의 단자 모양을 바꾸게 하려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마이크로USB를 쓰지 않는 기기라면 애플 기기 정도다. 애플은 독자적인 30핀 케이블을 쓰다가 2012년부터 라이트닝 케이블로 바꿔 모든 iOS기기에 적용하고 있다. 마이크로USB로 법안이 통과돼 효력을 발휘하면 애플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완전한 통일을 이루려면 애플의 단자를 바꿔야 한다. 애플은 지난 2010년 마이크로USB 표준화에 대한 권고에 라이트닝 커넥터를 마이크로USB로 바꿔주는 어댑터를 함께 제공한다.

마이크로USB 역시 새 기술이 나올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USB는 현재 모바일에도 USB3.0을 적용할 계획이다. 관련 기업들은 단자를 개발하며 애플의 라이트닝 단자처럼 앞뒤 구분 없는 커넥터를 준비하고 있다. 새 단자가 나오면 마이크로USB도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어떤 단자가 표준으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새 기기에 구형 커넥터를 쓰거나, 저가폰에 새 커넥터를 쓰면서 가격을 낮추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EU는 이르면 2016년부터 통합 단자를 적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시행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단순히 충전을 위한 통합인 건지, 통신 방식까지 합쳐서 통합되는 것인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애플이 현재 유럽에서 하는 것처럼 라이트닝 커넥터를 마이크로USB로 변환해주는 어댑터를 제공하는 것이 허용될지, '갤럭시노트3'처럼 마이크로USB를 손봐 만든 USB3.0 커넥터같은 연결 방식까지 제한할지는 알 수 없다.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애플이 2012년에 내놓은 라이트닝 커넥터를 포기하고 새 커넥터를 준비할 수도 있다.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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