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손경호 기자) "어! 다시 못뽑네..."
국내에 처음 생긴 비트코인 ATM에 1만원을 입금했다. 스마트폰 비트코인 지갑으로 송금 받은 것은 0.01459106 BTC. 자료 확보를 위해 디지털 카메라로 몇 장 사진을 촬영한 뒤 다시 1만원을 돌려 받기 위해 인출을 눌렀다. 그런데, 잠깐 사이 비트코인 시세가 바뀌어 1만원은 0.01485535 BTC가 됐다. 현금을 돌려 받기 위해서는 0.00026429 BTC가 추가로 필요했다.
다행히 해당 기기를 만든 코인플러그 직원의 도움으로 0.007519 BTC를 공짜로 받았다. 1만원을 찾고나니 내 비트코인 전용 지갑에 남은 것은 0.00725471 BTC(약 4천853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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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끝에 10일 처음으로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교환, 다시 현금으로 인출해 봤다.
비트코인 거래소, 스마트폰 지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코인플러그는 ATM 제조사로 유명한 노틸러스 효성에 의뢰해 제작한 국산 비트코인 ATM을 처음 선보였다.
여느 은행 지점에 구비된 ATM과 거의 다를 바 없는 모양새였다.
재밌는 점은 계속 시세가 바뀐다는 점이다. 코인플러그 관계자는 "비트코인ATM에 표시되는 시세는 코인플러그가 운영하는 거래소의 시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3초마다 시세가 변동된다"고 말했다.
현금을 입금해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에 비트코인 시세가 떨어질 때 현금으로 인출하면 일종의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하루 종일 다른 사람이 못쓰게 훼방을 놓으면서 비트코인 ATM 앞에 붙어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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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ATM을 통한 현금-비트코인 간 거래는 아주 쉬웠다.
크게는 3단계로 진행된다. 비트코인 구매를 위해서는 ATM에 입금할 금액을 누른 뒤 자신의 스마트폰 비트코인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에 저장돼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된다. 그 뒤 확인을 누르면 거래 시점 시세에 맞게 1만원 가치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사용자에게 전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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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현금으로 출금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ATM에 출금 금액을 입력한 뒤 확인을 누르고, ATM에 표시되는 QR코드를 스마트폰 앱을 구동해 찍는다. 그 뒤 다시 확인을 누르면 시세에 맞는 비트코인이 ATM으로 전송되는 것과 함께 현금이 인출된다.
다만 아직 다른 비트코인 지갑앱을 사용할 경우 거래 승인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자가 체험하기 전에 방문한 사람 중 한 명은 블록체인닷인포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비트코인 지갑앱으로 현금 출금을 시도했으나 바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코인플러그 관계자는 "다른 지갑앱 사용자들의 경우에도 연동이 되기는 하나 아직 다른 회사 지갑앱에 대한 알고리즘까지 정확히 연동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산 비트코인을 통해 하루동안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은 한번에 10만원씩 3회로 총 30만원 어치를 거래할 수 있다. 비트코인ATM 앞에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용자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비트코인ATM을 사용해 본 소감은 쉽고, 편리하다는 것과 함께 무엇보다 재밌다는 것이다. ATM으로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을 거래한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일본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해킹을 문제 삼으며 지난달 말 문을 닫고, 플렉스코인과 같은 온라인 지갑서비스 회사가 비트코인을 도난 당하는 등 사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봐라 비트코인은 성공할 수 없다'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여전히 비트코인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현금 이외에 디지털 세상이 발명한 새로운 화폐에 도전해 볼만한 호기심이 있다면 삼성동 코엑스 별관 세도나 커피전문점에 위치한 비트코인ATM을 활용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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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호 기자 (sontec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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