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3일 월요일

iOS7 3개월 사용해 보니...스티브 잡스가 그리워지네

http://ebuzz.etnews.com/news/news1/2833971_5007.html

iOS7 3개월 사용해 보니...스티브 잡스가 그리워지네

 
애플은 지난 6월에 진행한 WWDC에서 iOS7을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인다. 변혁이라는 단어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iOS7은 기존의 모습은 남김없이 걷어냈고, 운영체제 하나만으로 새로운 기기를 쓰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 때문인지 한국시간으로 추석 연휴인 9월 19일 새벽에 정식으로 배포되면서 ‘추석 선물’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으며, 사용자에 따라 호평과 악평이 온라인에 공존하면서 떠들썩한 며칠을 보냈다. 

iOS7은 베타 버전 때부터 사용했다. WWDC에서 발표한 다음 날 샌프란시스코 호텔에서 느릿느릿한 인터넷을 부여잡고 힘들게 설치했다. 이미 3개월 이상 사용한 셈이다. 설치가 완료되고 처음 화면을 켰을 때의 두근거림은 지금도 생생하며, 새로운 기능과 사용자 환경을 살피면서 느꼈던 희열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입체감은 걷어내고, 조니 아이브의 제품 디자인에서 보여줬던 단순함은 플랫 디자인으로 반영됐다. 여기에 가속도계를 활용해 앱과 배경화면 레이어를 시각에 따라 개별적으로 반응하게 만들어 깊이감을 줬으며, 반투명을 활용해 우아함까지 얹었다. 다소 밋밋할 수 있는 플랫 디자인에 멋과 깊이까지 담으려고 애쓴 것이다. 

디자인이 다소 파격적이기 때문일까? 기능은 오히려 디자인에 다소 가려지는 듯하지만, 유용한 기능도 많이 채용했다. 사용자가 그토록 바라던 제어 센터의 도입 하나만으로 사용성은 한결 편해졌다. 에어플레인, 와이파이, 블루투스, 방해금지, 회전, 화면 밝기, 음악 듣기 등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사진 공유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에어드랍, 한영 사전 지원, 연도와 지역별로 사진을 모아 주는 모멘트, 백그라운드로 작동하는 앱, 페이스북 오디오, 천지인 자판 등 여러 면에서 좋아졌다. 
iOS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로써 모든 것이 디지털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 디지털스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스티브 잡스가 현실을 반영한 스큐어모픽 디자인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써 얻을 수 있었던 큰 이득은 직관성이다. 사용자는 아이콘만 보고서도 이것이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으며, iOS는 만질 수 있는 대상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조니 아이브의 손을 탄 iOS7에서는 이런 점을 더는 찾아볼 수 없다. 사용자 환경은 단순함을 넘어 극도의 미니멀리즘 세계로 나아갔다. 2009년부터 메인 휴대전화로 아이폰을 사용해 왔음에도 iOS7에선 헷갈리는 부분이 생긴다. 직관성에 타격을 입은 셈이다.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을까? 조니 아이브는 두 발짝 내디딘 느낌이다. 

iOS7은 속과 겉이 완전히 디지털스러운 운영체제로 변모했다. 점차 많은 사람이 실물이 아닌 디지털 대상을 더 많이 접하게 된다. 저장을 의미하는 아이콘인 플로피 디스크를 왜 쓰는지 모르는 세대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변화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일까? iOS7을 사용하면 할수록 손으로 전해지던 iOS의 사용자 경험이 그립다. 스티브 잡스가 그리워진다. 모든 요소가 디지털스러워진 iOS7을 쓰다 보면 왠지 모를 아쉬움이 생긴다. 이번 iOS7은 사용자 경험보다 사용자 환경을 더 중시한 것처럼 보인다. 사용자 환경이 좋다고 사용자 경험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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