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3일 월요일

[LTE열쇳말] ①클라우드 기지국

http://www.bloter.net/archives/126981


LTE는 4세대 통신망 규격 중 하나입니다. 통신사들은 전국망이 깔리고 있고 답답한 3G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LTE의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저 카카오톡 되는 이동전화기로 쓰는 이용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LTE 속에는 이제껏 써온 휴대폰, 스마트폰과는 다른 기술들이 숨어 있습니다. 심지어 여지껏 아무렇지도 않게 써 온 음성통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식 자체도 달라지는 것이 이번 4세대 통신망입니다. 클라우드 기지국, VoLTE, 시분할 LTE, 멀티캐리어 등 알쏭달쏭한 기술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알아야 더 잘 쓸 수 있게마련입니다. 블로터닷넷에선 LTE 관련 열쇳말들을 알기 쉽게 풀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는 기지국 설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바로 ‘클라우드 기지국’입니다.
LTE로 넘어가면서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통신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트래픽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하철이나 강남역 같은 곳에서도 인터넷이 되어야 하니까요. 기지국 하나가 수용할 수 있는 이용자와 데이터 트래픽에는 엄연히 한계가 존재합니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웹사이트가 안 열리고 홍대 앞에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맴도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안테나, 데이터부 갈라 운영
그럼 통신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일단은 기지국 수를 늘립니다. 최대한 촘촘하게 기지국을 심어서 단위면적당 데이터 이용자와 그 트래픽이 분산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무턱대고 기지국 수를 늘리는 것은 공간 문제와 더불어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습니다. 단위 지역 안에 너무 많은 기지국이 있으면 스마트폰은 그 안에서 이쪽저쪽 기지국을 옮겨다니게 됩니다. 이런 ‘핸드오버’가 잦으면 배터리가 빨리 닳고 데이터 속도나 음성통화 품질도 떨어집니다.
기지국에 클라우드 개념을 도입한 것은 큰 변화를 낳았습니다. 클라우드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쓰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지는 않습니다. 기지국을 구성하는 요소를 가상으로 묶는 기술이기 때문에 클라우드라는 말로 통합니다. SK텔레콤은 ‘스캔’(SCAN), KT는 ‘워프’(WARP), LG유플러스는 ‘뱅크’(bank)로 이름은 다르지만, 그 기술은 이 클라우드 기지국에 뿌리 박고 있습니다.
▲기지국의 라디오부는 스마트폰과 전파를 주고받은 뒤 유선 네트워크 장비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휴대폰 기지국은 전파를 통해 각 단말기와 데이터를 주고받은 뒤 그 내용을 라우터 등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통신사 내부 네트워크망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조금 나눠 보면 무선을 처리하는 안테나부(radio unit, RU)와, 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부(data unit, DU)로 분리해서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의 기지국은 이 두 부분이 하나의 센터에 들어가 있지만, 클라우드 기지국 기술은 이를 물리적으로 분리해 서로 다른 곳에 설치합니다.
일반적으로 각 기지국마다 데이터부를 운영하던 것을 떼어내 각 지역의 어느 한 곳에 중앙집중식으로 운영합니다. 그 지역 안테나부들은 전파 신호를 처리한 뒤 유선으로 이 데이터부에 연결합니다. 물리적으로는 데이터부와 안테나부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구조상으로는 기존과 다를 바 없습니다. 데이터부를 클라우드로 호출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여서 그런지 이를 클라우드 기지국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 라디오부와 데이터부를 분리해서 관리할 수 있어 간섭과 협력 등 기지국 관리가 쉽고 확장도 간단하다.

속도 높이고 관리도 쉬워
그럼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일단 두 가지 큰 이점이 생깁니다. 각 기지국에서 데이터부를 떼어내기 때문에 일단 기지국 시설 내부에 공간이 여유로워집니다. 그 자리에 라디오부를 더 설치할 수 있게 됩니다. 라디오부를 하나 늘리면 새로 기지국을 하나 더 지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기지국 시설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술적으로 데이터부 하나에 안테나부를 3개에서 최대 9개까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안테나만 추가로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기지국을 증설하는 데에 확실히 비용적, 시간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관리인데 각 기지국들의 데이터부들을 한 곳에 집중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관리가 쉽습니다. 최대 144개의 데이터부를 한 곳에 두고 연동해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기지국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이고 갑자기 어느 한 곳에 트래픽이 몰려도 이를 곧장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 쪽 기지국이 고장나도 다른 기지국들이 이를 대체하도록 관리하는 것도 됩니다. 마치 서버를 클라우드로 묶어서 관리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필요할 때는 집중적으로 단번에 큰 성능을 내는 것도 됩니다.
▲LTE 기지국의 데이터부, 여느 네트워크 장비들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두 개 주파수 멀티캐리어 비밀에 클라우드 있었네
그밖에도 안테나 기지국만 추가하면 되는 구조를 응용하면 한 통신사가 여러 주파수를 동시에 쓰는 것도 쉬워집니다. 현재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멀티캐리어 같은 기술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800MHz 주파수로 LTE를 서비스하는데 지난해 추가로 할당받은 1800MHz 주파수도 쓸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지국 기술을 이용하면 기지국 하나에서 800MHz와 1800MHz의 두 가지 주파수를 운용하는 것이 쉽습니다. 1800MHz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라디오부를 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지요.
재미있는 것은 3G에 클라우드 기지국을 도입한 것은 LTE의 기본기를 미리 끌어다 썼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현재 LTE 기지국들이 최대 144대의 데이터부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은 차세대 LTE인 어드밴스드 LTE, LTE-A의 기본기를 당겨 쓴 것입니다. 일종의 선행학습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클라우드 기지국은 초기에 3G WCDMA에서는 강남역, 홍대, 코엑스 등 밀집 지역에 우선적으로 도입했는데 최근에는 인구가 많은 주요 도시는 모두 적용되어 있습니다.. 특히 LTE는 기본 설치 기술이 클라우드 기지국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전국에 깔려있다고 보면 됩니다. 사람 많은 곳에서도 LTE가 잘 터지는 이유에 클라우드 기지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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