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무선통신 기술이 적용된 종량제 음식물 쓰레기통을 이용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
[음식물 쓰레기종량제 본격 시행… 통신사 새 먹거리로]
-'3G 통신망 활용' 음식물 쓰레기통
카드 대면 신원확인 후 열리고 쓰레기 배출량까지 알려줘… 모든 절차 무선통신으로 가동
-144개 지자체 놓고 '각축전'
LGU+, 전체시장의 74% 차지… SKT·KT도 경쟁에 뛰어들어
지난 4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S아파트. 단지 한쪽에서 주민들이 철제 쓰레기 수거함에 음식물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있었다. 한 주민이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스카드처럼 생긴 세대별 카드를 갖다대자, '딩동, OOO동 000호 투입구가 열립니다'란 소리와 함께 쓰레기통 문이 스르륵 열렸다. 음식물 쓰레기를 쏟아낸 뒤 다시 카드를 갖다대자, '투입구가 닫힙니다, 배출하신 양은 550g입니다'라는 안내가 흘러나왔다. 주민 김성림(68·주부)씨는 "매번 버릴 때마다 쓰레기통이 정확히 알려주니까 경각심이 생긴다"면서 "지금은 음식물 쓰레기 무게를 줄이려고 꼭 물기를 없앤 뒤 버린다"고 했다.
환경부가 지난 2일부터 전국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통신 3사 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이 스마트한 '음식물 쓰레기통'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쓰레기와 통신사는 별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음식물 쓰레기통은 모두 무선 통신으로 움직인다.
통신 3사는 수거 장비 생산 업체인 일월정밀·콘포테크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지자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0년 시범 사업이 시작될 때부터 일찍 시장에 뛰어든 LG유플러스가 전체 시장의 74%를 차지하고 있고, 후발주자인 KT(19.5%)와 SK텔레콤(5.2%)이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는 전국 144개 지자체 중 현재 RFID 쓰레기통 도입이 예정된 곳은 62곳. 나머지 82개 지자체를 놓고 통신사 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밋밋한 철제 쓰레기통은 통신망을 만나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쓰레기통이 85%쯤 차면 스스로 관리업체에 무선을 보내 '나를 비워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평균 1시간 단위로 수거함 상태를 체크해서 이상 유무를 환경공단에 통보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국의 수만여개 쓰레기통이 일정한 시간에 정보를 보내면 공단 서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보고시간'을 분 단위로 조정하는 등 통신사만의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 4시간마다 아파트 세대원 정보를 갱신하기 때문에, 누가 새로 이사와도 입주한 지 4시간 뒤면 곧바로 음식물 쓰레기통을 이용할 수 있다.
'쓰레기 얌체'를 잡는데도 통신기술을 활용한다. 음식물 쓰레기통은 카드를 대고 쓰레기를 버린 뒤, 다시 카드를 갖다대야 문이 닫힌다. 이를 깜빡하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상태에서 남이 몰래 쓰레기를 버리면, 처음 문을 열었던 세대에 요금이 모두 부과된다. 민원이 잦아지자, 카드를 갖다대지 않아도 수십 초가 지나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게 만들었다. 장년층이 많은 동네는 60초, 행동이 빠른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곳은 20~30초 만에 닫히게 했다. 동네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운용 방식이다.
통신사들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장에까지 뛰어든 것은 생활 곳곳에 무선통신이 활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통신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영역을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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